"2023.08.14"
내가 공군에 입대한 날이다. 특기는 현재 정보체계관리로 배정되었다. 나름대로 내 전공을 살려 군 생활을 알차게 보내고 싶어 전산병에 지원했다. 합격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봉사 활동 64시간, 그리고 정보처리기능사, ADsP 자격증을 땄다. 사실 ADsP는 굳이 딸 필요가 없었는데 당시에 할 게 없어서 심심풀이로 땄던 것 같다. 이 덕분에 휴학하기 전 마지막 방학을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여기서 어쩌면 이런 질문을 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왜 정보보호병이나 IT개발병으로는 지원하지 않은 건가요?
먼저 정보보호병은 일단 내 전공과는 거리가 꽤 있었고, 자대 티오가 별로라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지원하지 않았고, 내 판단이 옳았다. (특기 학교에서 정보보호병 티오가 나왔을 때, 대부분의 친구들이 절규를 했었다는..;;)
그리고 IT개발병에 지원하지 않은 이유는, 사실 그 존재를 몰랐었다. 이 특기가 이번 850기부터 새로 생겨난 것이었기에 지원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당시에 조사를 조금 더 열심히 했었으면 어땠을지 미련이 남는다.
기훈단에서 나는 정말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자신할 수 있다. 입소 첫 주에 나는 호실에서 가장 빠른 번호를 받은 최선임이라는 이유로 조교 님께 불러 다니며 온갖 일을 했다. 다행히 착한 호실 동기들 덕분에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헤쳐 나갈 수 있었다. 그러다가 약 일주일 뒤에 소대/호실 별로 자치 근무자들을 뽑았다. 나는 호실 근무에 당선되었다. 하는 일이 최선임이었을 때 했던 일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기에 지원했다. 덕분에 가산점 3점을 받을 수 있었다. 호실 근무하랴, 시험준비하랴 정말 바쁘게 생활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꽤 재밌는 추억이었던 것 같다. 성적도 꽤 잘 받았다. 우리 소대가 우수 소대로 뽑혀 가산점 2점을 추가로 받았고, 시험 성적도 무난하게 잘 나와서 상위권에 안착할 수 있었다.
그렇게 여러모로 힘들었던 기훈단 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모든 짐을 특기 학교로 옮겼다. 나는 정보통신학교 소속이었지만 현재 정보통신학교 생활관이 공사 중이었기에 군수 2 학교 건물에 1주 3일 동안 얹혀 살았다. 그래서 맨날 수업을 듣거나 식사를 하러 갈 때 15분 정도 걸어가야만 했다. (덕분에 하체 운동 제대로 함 bb)
입소 4일차까지 열심히 수업을 들으며 시험을 준비했다. 수업 내용은 네트워크, html, 정보 보호, PC정비 등이 있었다. 입소 5일차가 되던 날 나의 자대 배치가 달려있는 시험을 봤다. 결과는 그렇게 좋지 않았다. 그렇게 많이 틀리지 않았는데도 등수가 완전 나락을 가버렸다. 다들 너무 공부를 잘했다. 주위만 돌아보아도 SKY, KAIST, 포항 공대 출신 동기들이 널려 있었다. (더 열심히 했어야 했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후회가 된다.)
그래서 자대는 어디로 갔을까?
운이 좋았던 걸까? 평택에 있는 오산 기지에 가게 되었다. 정확히 어디에서 근무하는 지는 자세히 말 못하겠지만, 꽤 편한 곳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위치도 너무 좋다. 근처에 지하철 1호선이 지나가는 데, 이걸 타면 집 근처까지 1시간 1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정말 완벽했다.
혹여나, 공군 입대를 앞두고 이 글을 읽는 이가 있다면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다. 나중에 특기 학교에 가면 엄청난 정치질에 휩싸일텐데, 듣는 건 좋되 너무 거기에 맹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기 소신대로 쓰는 게 젤 후회가 남지 않는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자기 성적에 비해 너무 상향으로 쓰면 안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현재 휴가를 나와 자대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 지 정말 기대되지만 동시에 긴장되기도 한다. 잉여 시간에 어떤 걸 할지 미리 계획을 세워 놨는데, 이게 가능할까 싶다. SQLD 자격증 준비, 운동, 스페인어 공부, 독서 이렇게 총 4개이다. SQLD 따고 나면 OPIc이나 TOEFL도 공부할 계획이다. 맘같아선 코딩도 하고 싶지만, 이건 한 번 가능한지 여쭤보고 나서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이만:)